사건의 경위
의뢰인은 의류 도소매 매장을 운영하는 소상공인이었습니다.
사업 운영 중 급하게 자금이 필요해진 의뢰인은 이른바 ‘일수꾼’으로 불리는 사채업자로부터 돈을 빌리게 되었는데요.
의뢰인은 채권자가 요구하는 이자와 원금을 성실하게 납부해 왔습니다.
그러나 고소인 측은 법정 이자를 훨씬 웃도는 금액을 집요하게 요구하였고, 의뢰인은 그 압박을 버티다 못해 초과 이자까지 지급하게 되었습니다.
결국 원금과 법정 이자를 모두 합산한 금액보다 6천만 원이나 더 변제한 상황이 되었죠.
그럼에도 고소인은 채무를 이행하지 않았다며 형사 고소를 감행하였고,
검찰은 의뢰인이 차용금 일부를 다른 채무 상환에 전용한 이른바 ‘돌려막기’를 근거로 용도 사기 혐의를 적용해 기소하기에 이르렀습니다.
법적 쟁점
이 사건의 핵심은 두 가지였습니다. 첫 번째는 용도 사기가 법적으로 성립하는가의 문제입니다.
사기죄가 인정되려면 기망행위, 그로 인한 착오, 그리고 착오에 기반한 재산 처분 사이의 인과관계가 모두 증명되어야 합니다.
특히 용도 사기의 경우, 대여자가 특정 용도를 대여의 본질적 조건으로 삼았고 실제 용도를 알았다면
처음부터 빌려주지 않았을 것이라는 점까지 입증되어야 하는데요.
대법원 역시 편취의 고의는 차용 당시를 기준으로 판단해야 하며,
이후의 경제 사정 변화로 인한 변제 불이행을 곧바로 편취 고의로 볼 수 없다고 일관되게 판시하고 있습니다.
두 번째는 이자제한법의 문제입니다.
현행법상 연 20%를 초과하는 이자 약정은 무효인데,
고소인이 미변제라고 주장하는 금액의 실질이 바로 이 무효인 초과 이자에 해당한다는 점이 중요한 쟁점이었습니다.
예람의 조력
예람은 금융 거래 내역 등 객관적 자료를 통해
의뢰인이 이자제한법 범위 내의 원금과 이자를 이미 전부 변제하였다는 사실을 법원에 명확히 입증하였습니다.
고소인이 미변제라 주장하는 금액은 법률상 무효인 초과 이자에 불과하다는 점을 정면으로 제시한 것이죠.
또한 사채업자가 돈을 빌려주는 목적은 이자 수익 획득에 있을 뿐,
차용인이 그 돈을 어디에 쓰는지는 대여 결정의 본질적 조건이 아니라는 논리를 체계적으로 구성하여 제출하였습니다.
결정적인 전환점은 공판 과정에서의 고소인 증인신문이었습니다.
예람은 고소인을 증인으로 신청하여 직접 신문을 진행하였고,
그 과정에서 고소인 스스로 의뢰인이 돈을 어디에 쓰는지는 중요하지 않았으며 이자를 받는 것이 목적이었다는 취지의 증언을 이끌어냈습니다.
이 증언 하나가 용도 사기 성립의 핵심 요건인 인과관계를 정면으로 무너뜨리는 근거가 되었습니다.
사건의 결과
법원은 예람의 주장을 받아들여 의뢰인에게 무죄를 선고하였습니다.
용도 사기 성립에 필요한 기망의 고의와 인과관계가 인정되지 않는다는 것이 그 이유였는데요.
2024년 기준 형사재판 1심 무죄율은 0.91%에 불과하는데요
기소된 사건의 99% 이상이 유죄로 귀결되는 현실 속에서, 이 무죄 판결이라는 값진 결과를 낼 수 있었습니다.